스페인 사라고사에서 태어난 에바 알머슨(Eva Armisén)은 바르셀로나를 주 무대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보이며 한국과 미국, 영국, 싱가포르, 홍콩, 일본 등 전세계에 수많은 팬들을 보유한 작가다. 솔직하고 천진난만한 시선과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화풍으로 우리가 무심코 흘려 보내는 소소한 일상을 특별한 순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그의 작품은 많은 대중들에게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번 ≪에바 알머슨 Vida 展≫은 지난 2018년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展≫에 이은 두 번째 전시로,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유화, 미디어, 설치, 드로잉 등 작가의 인생이 담긴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영감 INSPIRATION
총 10개의 방으로 구성된 전시의 첫 번째 섹션 [영감]에는 에바 알머슨의 감정과 심장이 자리한다. 그에게 영감은 햇살 좋은 날, 정원을 날아다니는 작고 귀여운 새로 비치곤 한다. 그리고 이 영감이야말로 화가로서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이 방에서 그가 삶 속에서 어떻게 영감을 얻고, 어떠한 방식으로 작품이 탄생하게 되는지 그 과정을 알아가게 된다.
삶의 조각들 PART OF THE LANDSCAPE
두 번째 섹션 [삶의 조각들]에서는 모든 순간에 대한 기억이 삶의 일부가 되고, 그로 인해 특별해지는 우리의 삶을 엿볼 수 있다.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삶>이라는 작품을 만나게 된다. 작품의 양 옆에는 비슷하게 생긴 두 개의 그림을 함께 볼 수 있는데, <봄>과 <개화>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이 세 작품을 통해 에바 알머슨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표현하고자 했다. 양 옆의 소녀는 각각 과거와 미래를 상징하며, 현재를 뜻하는 가운데 소녀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은 과거와 미래가 현재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가족어 사전 FAMILY LEXICON
[가족어 사전]에서는 힘든 삶 속에서도 우리를 지탱해주고 힘이 되는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긴다. 에바 알머슨은 우리 모두 어린 시절 형제자매 혹은 가족과 함께 만들고 공유하던 특별한 의미와 단어, 몸짓에 대한 기억들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런 표현들은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공유해야만 기억할 수 있기에 그의 작품 속에서 숨겨 놓은 듯한 기억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작품을 둘러보면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익숙한 풍경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한국에서의 생활을 작품 속에 그려내며 국내 팬들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었다.
모두 식탁으로 모여 봐 Everyone To The Table
[모두 식탁으로 모여 봐]는 작가의 동명의 그림책을 입
체적으로 재현한 공간이다. 시금치, 토마토 등 익숙한 음식부터 상어 지느러미 수프, 정어리같이 낯설면서도 이색적인 음식을 에바 알머슨만의 밝고 생생한 그림으로 만나볼 수 있다. 알록달록한 공간, 커다란 테이블 사이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있으면 정말로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체적으로 재현한 공간이다. 시금치, 토마토 등 익숙한 음식부터 상어 지느러미 수프, 정어리같이 낯설면서도 이색적인 음식을 에바 알머슨만의 밝고 생생한 그림으로 만나볼 수 있다. 알록달록한 공간, 커다란 테이블 사이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있으면 정말로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자연 NATURE
여섯 번째 섹션 [자연]은 작가의 영감의 원천인 자연을 통해 우리 주변을 돌아보게끔 한다. 형형색색의 동화 속 세상을 뒤로하고 계단을 오르면 흐드러지게 핀 꽃과 다채로운 색감이 넘쳐나는 드넓은 벌판이 등장한다. 이곳에서 머리 위에 한 마리 나비와 함께하는 소녀, <날다(To Fly)>라는 그림을 보게 된다. 나비는 처음부터 나비의 모습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알에서 애벌레로, 애벌레에서 번데기로, 긴 시간과 힘든 변화의 과정을 거쳐야 아름다운 나비로 훨훨 날아오를 수 있다. 우리 안에 잠들어 있는 상상력도 마찬가지다. 머릿속에만 있으면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삶의 실타래 THREAD OF LIFE
에바 알머슨은 삶이란 빨간색 실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말에서 엿볼 수 있듯 일곱 번째 섹션에서는 작품 속 소녀가 직접 뜨개질을 하는 듯한 설치미술부터 붉은색의 실을 그림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가 생각하는 우리의 삶, 한 사람을 정의하는 형태는 조각보를 기워서 만든 알록달록한 코트와 같은 모습이다. 실을 엮었다가 다시 풀어내기도 하면서 어떠한 형태로 만들어 나갈지는 온전히 자신의 손에 달려있다.
행복을 찾아서 EVASIONS
커다란 공간을 가득 메운 설치 작품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아홉 번째 섹션 [행복을 찾아서]. 단편집 <행복을 찾아서(Evasions)> 표지를 위해 그린 두 작품 <꿈을 꾸며>와 <사라지다>는 형형색색의 머리카락이 서로 이어지는 대형 벽화를 통해 완성됐다. 또한 색종이 조각들이 서로 연결되어 환상의 길을 만들어 내고, 이는 행복을 찾아 떠나는 이들의 여정을 안내한다.
첫 번째 전시를 통해 ‘행복을 그리는 화가’, ‘행복전도사’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그는 우리의 일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주변 인물들을 특유의 감성으로 접근한다. 둥글둥글한 얼굴과 단순하면서도 익숙한, 따스한 느낌의 그림은 고단한 현실과 각박한 일상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작은 행복감을 선사한다. 에바 알머슨은 이번 전시의 가장 기본적인 주제는 ‘사랑’이라 밝히며, 자신이 언제나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라 말했다. 밝고 환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그의 작품을 통해 어느 순간보다 아름다운 보통의 나날을 느껴보기를 바란다.
이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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